경전반 졸업하고 가을 불대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저는 불대 입학 이후에 나름대로 수행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수행을 계속하면서 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제가 좋은 방향으로 많이 바뀌고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도 나는 정말 좋게 많이 바뀌었는데
남편은 저보고 자꾸만 너무 세졌다는 말을 했었거든요

근데 제가 생각할 때는 잔소리도 안 하고 짜증도 안 내고 그러던데
저한테 자꾸만 세졌다고 해서 사실은 이해가 안 갔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 자신을 보니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있더라고요
남편한테도 그렇고 시어머니한테도 그렇고

그래서 처음에는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하는 게
이제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구나
내가 하고 싶은 말도 하는구나,
화 안 내고 잘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제가 아주 뿌듯해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처음에는 당당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좀 오만해지는 건지?

요즘에 들어서는 화도 더 많이 내고요
수행하기 전보다는

심지어 며칠 전에는 시어머니한테는 큰소리로 소리도 지르면서 화를 냈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제가 진짜 이러려고 수행을 했나 하는,
자괴감도 들고, 스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진리라는 것이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처음에는 나는 점점 좋아지는데
주변에 시어머니도 힘들어지시고 남편도 힘들어지고
그런데 인제 그러면서 수행을 열심히 하다가 한 번 몸이 좀 아파서
수행을 하루를 놓쳤어요

한 450일 하루도 빠짐없이 했었는데
하루를 딱 놓치고 나니까 그다음에는 정말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100일 넘으면 400일 넘게 했으면

수행이 습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하루 딱 놓치고 나서 완전히 와르르 무너지는 저 자신을 보면서 좀 실망감도 들고
다시 기도를 시작해야지 시작해야지 하지만

내가 450일 더 앞으로 열심히 수행하고 나서도 또 혹시나 몸이 아프고 수행을 놓치게 된다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이 있어서 그런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수행이 다시 다잡아서 시작하는 게 잘 안 되고 있고요

예전에는 제가 칭찬받은 며느리였거든요
남편도 늘 저한테 고맙다고 하고 그러면서 주변은 편했는데
저만 힘들어하면서 살았었어요

지금은 수행 열심히 하면서 제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마음이 불편하고 주변까지 힘들게 하는
이런 사람이 된 저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님한테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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