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살 때 교통사고를 겪었습니다
왼쪽 다리 위로 공사장 트럭이 지나갔고
의사가 다리를 자르라고 했는데
부모님이 여자인데
죽으면 죽었지 못 자른다고 해서
골수형을 앓았는데
다리는 자르지 않았지만
뼈 모양도 다르고 상처도 큽니다 길이도 다르고
사춘기 때 좀 많이 힘들고
부모님은 예민한 저를
자주 때리셨고 욕도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필요 없고 나쁜 생각도
고등학교 때는 좀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가고
의외로 남학생들한테 인기가 있었습니다
근데도 항상 피해 의식
나에 대해 알게 되면 나를 안 좋게 보고
낮게 볼 거라는 눈치를 봤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잠도 잘 못 잤고 말라 있었습니다
신경질적이고 저밖에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운이 좋게 신랑을 잘 만났어요
결혼하고 두 아이도 낳았습니다

당연히 시댁과 마찰도 있었고
그냥 사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머릿속에는 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뿐이고
저는 피해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스님 법문을 듣게 되고
어느 날 마음속 눈이 녹듯
다른 사람들이 일부러 저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주로 기도를 많이 했고
마음도 많이 편해진 거 같습니다
저는 신랑과 사이도 좋고 시댁과도 좋고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교회 봉사를 하다가
무대에서 율동을 한 적이 있는데
제 불편한 다리에 다들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다리는 제가 아닌 신체의 일부분일 뿐이었고
정말 작은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42살에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생기가 도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게
참 많아졌습니다
제가 이러고 나니까요
꿈이 하나 생겼는데
세계 여행을 하는 게 꿈입니다
열기구를 타 보고 싶고
스카이다이빙도 해 보고 싶습니다
세계 여행 같은 허황되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런 꿈을 제가 가져도 될까요?
한참 애 키우고 집 사느라 바빠야 되는데
약간 미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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